안녕하십니까 라쿤입니다.
아주 예전에 비슷한 주제로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아래 링크를 읽어주세요 ^^ 용문신이 멸치가 되는 이유에 대하여).
https://tattooraccoon.tistory.com/416
이번에 작업한 트라이벌 타투는 지난 경우처럼 구체적인 사물의 모양을 한 건 아닙니다.
원래 커버업으로 상담을 오신 분이고, 일단 진한 색깔과 구도를 먼저 확인한 후
*커버타투를 하고자 하는 제일 중요한 이유*를 물었더니 "너무 비어 보여서"/"허전해 보여서" 라고 답하시더군요.
기존 타투의 색깔은 리터치를 2번 정도 받아, 피부에서 문신잉크로 낼 수 있는 가장 새까만 색이 나온 상태입니다.
일단 이 색감을 굳이 억지로라도 커버를 시도할 수 있는 유일한 경우는 *비쳐도 이상하지 않을 적절한 구도*거나 *그림 크기가 비교적 작을 때* 뿐입니다.
그림 취향이 아예 변하거나, 기타 다른 사연이 있어 이 문신 모양을 꼭 없애야 하는 경우가 아니고
단순히 "뭔가 모르게 허전하거나 텅 비어 보인다"라고 느껴 새로 문신을 하려는 거라면
차라리 트라이벌 타투를 연장하면 어떻겟냐며, 대강 스케치해서 규모를 보여 드렷습니다.
(피부에서 낼 수 있는 가장 검은 색입니다. 7~8년 전쯤 더 젊었을 때 다른 곳에서 작업한 트라이벌 타투입니다)
(상담시 대강 잡아드린 1차 스케치/ 이런 작업방식을 사용하는 경우 문신 미리보기가 되질 않습니다. 또한 처음 상담하고 작업하는게 아니라 다른 날 다시 예약잡아 오게 될 경우 이전과는 좀 다른 디테일이 나옵니다. 프리핸드는 전사지를 사용하는 타투작업과 특성이 많이 다릅니다 ㅎㅎ)
일단 몸에 그려서 보여 드리니 굳이 레이저로 지우는 것 보다는 연장이 좀더 낫겟다며 납득하셧고
대강 작업 시 걸리는 시간을 말씀드린 후 시간 되는 날 다시 오시라며 보내 드렷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예약 잡으시더군요 ^^
위 사진은 두번째 방문 날, 작업 직전에 다시 그린 스케치입니다.
밑그림이 조금 달라졋네요 ㅎㅎ 좀 더 세부묘사를 넣엇습니다. 이 방식으로 원본 없이 작업하면 절대로 같은 모양 문신이 나오지 않습니다.
시간은.. 전사과정 거쳐서 하는 것보다 오히려 조금 더 걸립니다. 잘 지워지거든요 밑그림이 약해서 ^^
작업이 끝낫습니다. 손님이 밤 새고 식사 굶고 오시는 바람에 예상 시간보다 약 한시간 반 정도 더 걸려 버렷네요
문신 하러 올때는 꼭! 전날 8시간 이상 푹 주무시고 식사 꼭 하시고 오세요
안 아파도 되는 아픔을 겪을 수 있습니다. 문신사도 좀더 힘듭니다.
트라이벌은 리터치를 염두에 두고 하는 작업이긴 하지만, 컨디셧이 나쁜 상태에서 작업할 경우 문신 몸살이나 작업중 피부 경련 등으로 인해 물빠짐이 좀더 심하게 날 수 있습니다.
기존 트라이벌 타투를 양 옆에서 찍었을 때 비어보이던 부분을 전부 다 채워 드렷는데 보이시나요?
뒷쪽과 앞쪽으로 한 부위당 거의 5~6센티 되는 빈 공간이 있엇습니다.
지난번 늑대 문신과는 다른 계열의 트라이벌이지만 이 역시 몸 크기에 맞지 않는 "좀 작은 문신"이엇습니다.
양 옆으로 늘린 만큼 위와 아래로도 연장해 꽉 찬 느낌의 트라이벌로 완성해 드렷습니다.
기존 작업부위와의 색상 차이는 5~6개월 이후 덧댄 부분이 표가 안 날 정도로 거의 비슷한 색감이 나오게 됩니다.
보통 문신이 허전해 보이는 이유는 일단 규모가 안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 외에 컬러타투의 경우, 사용한 잉크 종류가 너무 적다던가, 밑작업 그라데이션을 생략햇다던가 하는 경우가 좀 있고
크기는 얼추 맞는데 구도가 좀 불안한 경우, 이레즈미 배경을 넣을 때 너무 단순한 배경을 넣어버린 경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을 비워 놓는 경우, 전사를 잘못 찍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커버업 문의가 들어오면 일단 손님이 왜 커버를 원하는 건지 살핀 후, 제일 좋은 방법 몇 가지를 설명드리고 있는
홍대 타투샵 타투라쿤입니다.
작업 결과가 영 시원치 않다 싶을 경우는 그냥 레이저로 지우는 편이 낫다며 솔직하게 말씀해 드리니
문의하실 때 꼭 기존 문신 사진을 같이 보내주세요. 민망한 부위는 스티커로 가리고 보내셔도 괜찬습니다.^^
비때문에 더위가 한풀 꺽일 듯 하네요.
행복하고 건강하게 한 계절 또 잘 보내시길 기원드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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