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신/전신문신/ 이레즈미 형식이지만 탱화 내용으로 진행했습니다(완성사진)

안녕하세요. 아직 홍대에서 작업실 유지하고 있는 바느질 너구리 타투라쿤입니다.

 

이 분의 이전 작업내용 글은 아래의 링크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제일 처음에 하고 가셧던 가슴의 아닐굽타 카피 작업과 가슴반팔- 긴팔로 연장한 이레즈미 작업글은 블로그 오류로

직접링크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전 글에 걸린 링크로 확인해 주세요*

*등 부분의 큰 한냐 가면을 제외하고 전부 타투라쿤이 작업햇습니다*

*한냐 전에는 관음보살과 한문 레터링 타투가 있던 걸로 기억납니다.*

 

https://tattooraccoon.tistory.com/1104

이레즈미(일본식 문신형식+탱화/불화 스타일)/ 전신 연장과정 진행 중(등부분의 한냐 커버업은

 

총 작업회차가 13~14회차를 넘어가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원래 대형문신 작업 글을 쓸 때는 회차를 기준으로 사진을 나누어서 글을 올립니다만

사진이 워낙 많기도 하고, 중간중간 사진을 올릴 수 없이 애매한 부분만을 모아 작업한 회차도 섞여 있어

부득이하게 이번에는 날짜별로 정리햇습니다.

날짜와 날짜 사이에 올라가지 않은 사진들도 몇번 정도 있을 겁니다. ^^

 

 

 

 

0회차/ 타투라쿤이 연장작업 시작하기 전의 사진입니다. 커버업으로 진행한 한냐문신입니다.

 

 

수월관음도와 비천녀 작업 스케치 원본입니다. 켄트지에 그려 스캔받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신심 깊은 불교도 신자분 손님이며, 타투라쿤을 선택하기 전에도 몸에 불교에 관련된 다른 문신이 있었던 분입니다.

오른쪽 가슴에 아닐굽타의 어깨 부분 연꽃문신을 옮겨서 카피해 달라는 의뢰로 처음 방문주셧으며

양쪽 가슴반팔 이레즈미에서 가슴칠부로/ 그 아래 염주를 덧대는 것까지 계속 조금씩 문신 면적을 늘려나간 손님입니다.

 

어차피 가슴쪽에 잉어와 물 배경이 있으니, 한쪽 옆구리는 관세음보살이 바다(물) 바로 옆에 있는 산의 절벽에서

달과 파도를 배경으로 설법을 하는 내용의 불화인 *수월관음도*를 넣기로 컨셉을 잡았습니다.

바로 윗부분에 잉어가 있기 때문에 만월을 관음보살의 머리 위쪽으로 넣기에는 공간이 어색해져서

반대쪽 가슴으로 그리는 참에, 아예달이 있는 쪽은 하늘 위/ 천상으로 설정해 비천녀와 가릉빈가 같은

날아다니는 극락의 인물들을 넣고 구름과 바람무늬 배경을 넣는게 좋을 것 같아 손님에게 충분히 설명드린 후

좌우 비대칭으로 문신도안 스케치와 구도를 잡아나가기 시작햇습니다. 

 

보라색으로 보이는 부분은 타투스케치를 몸에 옮겨붙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3~4일 이후 사라집니다.

불교 문화권에서 생각하는 천인(하늘의 사람들)은 이미 오욕칠정에 사로잡히지 않는 경지이며 남녀의 구별이 없이 중성적인 이미지로 향기와 음악을 먹고 살아가는 존재이며 부처나 보살이 설법할 때 나타나 꽃을 바치거나 음악을 연주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선녀보다는 좀더 부처님 얼굴을 닮은 느낌으로 그려집니다.

선녀라고 하면 여성의 이미지가 매우 강하지만, 천녀/ 비천이라고 하면 중성이나 무성에 가깝게 묘사해 놓은 탱화나 미술품이 더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손님의 양측 갈비뼈 부근에 붙은 지방조직양이 좀 달라서 관세음보살의 이마 부분이 포즈에 따라 약간 튀어나온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왼쪽 늑골 아래부분이 오른쪽보다 많이 튀어나와 있는데, 사람 몸은 보통 완벽하게 대칭인 경우가 거의 없긴 하더라구요. ㅎㅎㅎ

 

천녀의 왼손 위쪽으로 보름달이 들어갈 자리입니다.

 

세명의 동자들은 이 스케치를 타투 원본으로 사용했습니다.

가릉빈가(빈가조)는 동자가 아닙니다만 그냥 동자 느낌으로 그렷습니다.

A4에 그린 후 스캔받아 다시 세부 수정하고 재스캔 받는 식으로 하다 보니 연필과 색연필 자국이 지저분합니다. 어차피 종이 위에서 완성시키는 게 아닌 그냥 아이디어 스케치일 뿐이라 이면지에 그리는 경우도 흔합니다.

 

왼쪽서부터 가릉빈가/ 선재동자/ 보현보살(보현동자)/문수보살(문수동자)입니다.

동자타투나 보살타투 등으로 검색하면 항상 비슷한 그림으로 작업한 사진만 나옵니다.

도안제작 불가능한 곳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

 

관음보살과 같이 그려지는 선재동자는(왼쪽에서 두번째) 완성사진에서도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허벅지의 팬티라인에 걸려 버려서 어떻게 사진을 찍어도 반만 나오게 되더군요. ㅎㅎ

(남자 누드 사진도 포탈 블로그 글 검색에서 내려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신문신 완성사진이라 하더라도 전부 하의 착용한 사진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상아 여섯개인 흰코끼리를 탄 보현보살과 사자를 탄 문수보살은 부처를 양 옆에서 모시는 분들입니다.

성인이 아닌 어린 동자의 모습으로도 그려지며 이유는 보살이 탐욕이나 집착이 없고 마음이 청정한 것이 마치 천진한 동자와 같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항상 한 쌍으로 그려지거나 불상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70088 

<48>동자상(童子像) - 불교신문

 

http://www.k-heritage.tv/brd/board/242/L/CATEGORY/337/menu/246?brdType=R&thisPage=15&bbIdx=9522&searchField=&searchText= 

문화유산채널

 

 

 

문수보살의 패엽경이 나뭇잎으로 만든 경전책이긴 한데, 사실 저럼 잎사귀가 아닌 파초잎으로 만든 물건입니다.

문신으로 표현되는 면적이 그리 넓은 게 아니라 그냥 나뭇잎으로 간단히 그려드렷습니다.

파초잎은 많이 복잡하거든요 ㅎㅎㅎ

 

 

보통 이레즈미용 도안으로는 그려지지 않는 분들이며, 이미 윗부분 작업이 이레즈미 형식이엇기 때문에 비슷한 형식으로 이어나갔을 뿐이지, 사실은 탱화나 B&G에 가까운 작업입니다.

이레즈미라고 보기엔 일본 느낌이 거의 나지 않습니다. 일부러 한국식 불화같은 느낌이 나도록 작업한 것도 있고요.

문수보살은 그나마 한국에서는 메이저한 취급을 받는 신앙의 대상입니다만

보현보살은 기복신앙과는 거리가 있는 담당이라서 절집 열심히 다니는 분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슴의 아닐굽타 스타일 카피에 아래쪽 배경을 워터라인으로 이어 주었습니다.

선재동자가 타고 있는 연잎 아래쪽의 파도를 연결해서 법륜을 휘감는 배경을 만들었습니다.

일반적인 파도가쿠보다 아주 얇습니다. 속 부분 칠할 생각을 하면 이렇게 얇게 만들지 말아야 매그넘 바늘 쓸 때 편한데, 초안 잡을 때는 그냥 그 상태만으로 예뻐 보이는 일을 하게 됩니다.

종이에 그릴 때 편한 것과 그걸 문신으로 옮길 때 편한 건 다릅니다.^^

깐깐한 인상의 지식과 지혜의 실천자. 사자를 탄 문슈시리입니다. 

덕행을 실천하는 서글서글 느긋한 보현동자와 대비되는 캐릭터로 잡아 보았습니다.

 

 

이 날은 목어 먼저 작업한 날 같습니다. 반대쪽 다리에 보라색 전사자국이 잔뜩 묻었네요. 어변성룡도가 불교에서 쓰이면 전혀 다른 뜻이 됩니다.

 

 

대형 문신작업을 받을 때는 냉장고 바지나 헌 트레이닝복이 최고입니다.

실크 드레스셔츠/ 빽바지/ 타이트한 옷이나 이염시 제거가 부담스러운 의류는 피해 주세요.

여성분의 경우 풀메이크업 상태로 오시면, 엎드려서 받는 작업 하다가 화장이 많이 번질 수도 있습니다.

 

주무실 때에도 흰 침대시트의 이염/ 전기장판 사용 시의 저온화상을 주의하는게 좋습니다.

승무와 바라춤. 정강이 쪽에 춤추는 비구니와 비구승을 그려 넣었습니다.

승무는 불교에서 유래한 춤입니다만 성질은 민속춤에 가까우며, 바라춤은 절에서 큰 행사가 있을 때 스님들이 추는 춤의 한 종류입니다. 승무복장의 긴 장삼자락에 바람무늬 배경을 감아서 춤사위가 일으킨 바람이 하늘까지 닿는 것으로 표현했으며, 바라가 마주쳐서 울리는 쇳소리 중심에 파도가 시작되는 소용돌이를 넣었습니다.

 

*신불(종교)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이상입니다* 라는 해석으로 전체 구도를 짜넣었습니다.

 

 

가슴과 겨드랑이 부분을 연결합니다.

같은 바늘을 쓰는 부분을 같은 날 작업하기 때문에, 한쪽 구석서부터 반대편으로 순서대로 문신하는게 아니라

옆구리 절반/ 엉덩이 절반  식으로 아예 다른 곳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선재동자의 발 아래로 만다라가 들어왔습니다.

이제서부터는 어느 정도 전체적인 면적이 차 보입니다만 사실 바지에 가려진 엉덩이와 허벅지 위쪽 골반의 면적이 상상 이상으로 많이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절대로 3개월 안에는 끝나지 않는 면적입니다. 뭐.. 일주일에 4일씩 하려면 할 수는 있는데

손님들이 중도에 지쳐서 길게 잠수를 타시더군요. 문신몸살도 생기고... 컨디션도 나빠지고.. 6시간 작업 가능하다가 점점 시간이 줄어 4시간만에 포기하시고... 

 

어차피 이것도 체력싸움이라, 작업 전날 8시간 이상 푹 주무시고 아침밥 챙겨먹고 오셔야지

안 그러면 괜히 안 아파도 될 걸 아프게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문신사 체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손님 체력이 중요합니다. 정신력이 아니라 체력입니다. ^^

 

 

가슴 위쪽 부분 라인을 수정하면서 배 아랫부분으로 쭉~ 내립니다.

제일 외곽선은 이후에도 몇번 더 수정햇습니다

 

 

발목 라인을 아래로 더 내려서 잡았습니다. 비구승의 가사 자락에 있는 만자형 문양은 손님 취향입니다.

이날 사진이 다른 날보다 빨갛게 나온 건 문신할 때 더 살이 부어서가 아니라

그냥 난로를 가까이 놓고 사진을 찍었기 때문 입니다. 

12월27이 몇회차 타투였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습니다

허물 덜 벗겨진 곳과 문신 후 치유 과정에서 2차 허물이 생겨 비늘로 뜬 곳, 당일 작업 때문에 핏기가 비쳐 부어오른 곳이 섞여 얼룩덜룩해 보입니다. 승무복장 소매 끝에서 돌개바람과 구름이 시작되어 천상을 구성합니다.

 

2월 7일자 작업사진에서도 아직 많이 빈 곳이 보입니다.

완성사진 촬영 전 리허설 삼아, 일회용 속옷 대신 소품용 속옷 입고 사진찍었습니다.

(사실 촬영은 다른 사진작가님의 도움을 받기로 하였지만, 중간에 사정이 생겨 문신과정이 너무 길게 늘어지는 바람에 일정이 어긋나게 되었답니다. ㅠㅠ)

 

 

 

이 밑으로 완성 사진입니다.

결국 끝나긴 끝났습니다. ㅎㅎ(허벅지안쪽 /골반 근처는 이후 라인수정 몇번 더 했지만, 어차피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 새로 촬영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긴 일정이 이날로 마침내 끝났습니다.

 

제가 했던 작업의 모든 소재를 적어 본다면

대웅전 석불상(석가모니)/ 연꽃과 벛꽃(아닐굽타 카피 부분)/금강저/목탁/ 염주/ 소라나팔과 호리병(정병)/ 물고기(잉어)한 쌍/ 수월관음도(관세음보살과 선재동자, 달밤의 파도치는 산으로 구성됩니다)/ 비천도(천녀와 가릉빈가조로 구성)/ 기물을 탄 보현보살과 문수보살의 동자도 한쌍/ 법륜과 만다라/춤추는 스님 두 분입니다.

 

보통 전신 이레즈미를 한다 해도 소재를 이렇게 많이 넣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이레즈미의 탈을 쓴 블랙 앤 그레이 타투/ 혹은 이레즈미(일본식 문신)의 형식을 차용한 (한국식) 불교문신이라는 느낌으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오랜 시간 정말 고생 많으셧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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